그 집에 가면

박미진
2014-01-29
조회수 1579
밤바다에 불이 켜지면 사람들의 마음도 별이 뜬다.

돌산공원 동백꽃들은 밤에도 빨간 입술로 말을 걸어오고

해변가 사람 사는 동네에서 불빛들이 빠져나와 잠자리를 찾아가라 손짓을 하면

돌산읍 '쌍둥이네흙집'에는 백제시대 사극을 찍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털보배우가

주인장이 되어 나그네들을 맞이한다.



하루 종일 장작불에 온몸이 달아오른 황토방도 둥글넓적한 얼굴로 웃고

별들을 불러 앉히는 음악도 흙집들을 돌아다닌다.

허투루 보일 법한 것들도 모두 소품이 되어 당당히 제 자리를 찾아

숟가락은 숟가락끼리 젓가락은 젓가락끼리

나란히 가지런히 다소곳이 뒤죽박죽이 없는 곳

아침이면 안주인이 나비처럼 발을 옮겨 다니며 꽃을 피운다.



유랑대학 A1B4 그룹은 고개를 갸웃거리는 조합

A1은 덕분에 독방을 차지하는 횡재를 누린다.



햇살 아래 일광욕하는 남해바다를 쳐다보며

금오도 비렁길을 3코스에서 1코스로 역산행하는 중간지점

두포에서 점심 반주로 곁들인 막걸리 한 잔

술 잔 속에 동백꽃잎들이 활짝 폈다.

흙집의 붙박이 주인장도 별들도 합석한 이튿날 밤

동백꽃들이 취했다.



삶에서 따돌림 당하면

가슴에 별을 심으러 밤바다에 불을 켜려 가리라.

꽃이 피려고 온 몸이 가려우면

동백꽃들은 다시 그 집을 찾아가리라.








백가이버's Comment (2014-01-29 14:31:36)
주옥 같은 글입니다....

글 속에서 잔잔한 남녘의 도보꾼들 이야기가 파노라마 처럼 떠 오르네요

2박 3일간의 일정이 행복했다니 쥔장도 흐뭇 합니다

더 좋은 여행코디로 다음 만남을 기다리겠습니다

우리 상욱이 친구 많이 챙겨주시고 안아 주세요....ㅎㅎ

푸르른 날에 흙집마당 에서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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