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생각나는 쉼터...

서정호
2020-03-10
조회수 1003

사전 아무런 연락도 없이 덜컥 예약을 해 버렸다.

좀처럼 빈 방이 나오지 않는 주말인데 이게 왠 횡재인가 싶었다.

다른 때 같았으면 엄청 잔소리를 했을 마눌이 아주 호의적이다.

코로라 때문에 방콕의 따분함이 빚어 낸 결과물이라 판단한다.

신혼인 딸내미 부부가 참석할까 갸우뚱 했었는데 그들마저

별 거부반응 없이 오케이 했다고 한다.

[우린 아무것도 안 챙기고 입만 가져 간다]는 단서를 깔았단다.

30분 간격을 두고 다섯 식구가 6인용 감나무실 흙집에 입성했다.

2년 전쯤 딱 한 번 들렀던 바로 그 방이다. (집사람은 세 번 정도 방문)

와 보지 않은 사람은 있을지언정 한 번만 다녀 간 사람은 없을만치

정말 괜찮은 코드가 딱 맞는 장소이다. (사견임)

모처럼의 단체 힐링이라 감을 잃은 탓인가 참 많이도 챙겨왔다.

소고기, 삼겹살, 새조개(낙지) 샤브샤브, 갈비탕, 고구마....

오전에 도착시간을 물어보는 사장님의 전화를 받았었는데

적절한 타이밍데 아궁이에 군불을 피우려는 그 따스한 마음이

온돌 위에 가득하다.

다른 때 보다 훨씬 맛있는 고기다.

다른 곳 보다 훨씬 조용한 흙집이다.

이렇게 기분 좋은 공기 내음을 최근에 경험한 적이 있었던가!

보일러 방에 누워 하늘을 본다. 정확히 5개 정도의 별이 빛난다.

계곡물 떨어지는 소리가 두 눈을 감긴다. 

여건만 허락 한다면 자주 오고 싶은 쌍둥이네 흙집이다.

주인장의 언행이 그 갈망을 한층 더 해 준다.

사위와 딸도 똑 같은 반응을 보이는걸 보면

좋은 곳이란,

나이와 상관없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당분간 일이 술술 풀릴 것이다.

완벽한 힐링을 했기 때문이다.

아침 일찍 얼어 있던 딸기를 토끼 내외에게 보시 했었는데

흙집을 떠날 때까지 거의 먹지 않았다.

그 장면이 아직도 꺼림직하게 남아 있다.

핑곗거리는 만들기 나름이다.

딸기를 다 먹었는지 확인하러 가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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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ation

전남 여수시 돌산읍 돌산로 1622-24

1622-24, Dolsan-ro, Dolsan-eup, Yeosu-si,

Jeollanam-do, Republic of Korea


계좌안내

농협 351-0050-7144-63  예금주 백종길 


Reservation

예약문의 061-644-9797 (쥔장직통 010-4646-3942)